백수문이란?

백수문白首文은 주흥사가 천자문을 지으며 머리가 하얗게 세어 버렸다는 데서, 세상 사람들이 천자문을 일컫는 별명입니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의 손자인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천자문에 대한 변증설이 실려 있습니다. 그것을 보면 천자문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아주 오랜 옛날부터 수입해서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백수문이라는 별명이 붙은 연유도 알 수 있습니다.

'... 東俗。小兒年四五歲。先敎《千字文》。'
'...동방의 풍속에 아이가 네댓 살이 되면 먼저 천자문을 가르친다.'
'...武帝召興嗣謂曰。卿有才思。爲我韻之。興嗣一夕編綴進上。而鬢髮皆白。賞賜甚厚云。故稱白首文。'
'...무제가 흥사를 불러 이르되, 경은 재주와 생각이 있으니 나를 위해 운을 붙여 보라 하였다. 흥사는 하룻밤만에 편철해서 진상했는데 살쩍과 머리카락이 모두 하얗게 되고 말았다. 그래서 아주 후하게 상을 내렸다 한다. 그러므로 백수문이라 부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천자문은 얼마나 오래된 것일까요?
일본의 신화와 역사가 기록된 책인 《古事記》의 中卷 應神天王에는 천자문과 관련한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옵니다.

“...亦百濟國主照古王 以牡馬一匹 牝馬一匹 付阿知吉師以貢上 亦貢上橫刀及大鏡 又科賜百濟國 若有賢人者貢上 故受命以貢上人 名和邇吉師 卽論語十卷 千字文一卷 幷十一卷 付是人卽貢進...”

백제국의 조고왕(근초고왕)이 일본에 전해주었다는 천자문 1권은 아마 우리나라 역사에 기록된 가장 오래된 천자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하늘 천 따 지'로 시작하는 천자문은 중국 남조 양나라의 주흥사가 서기 6세기 무렵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백제 근초고왕의 재위 연대는 서기 375년까지이므로 와니키시(和邇吉師)가 전해준 천자문은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자문과 다른 천자문인가 봅니다. 그래도 아주 오래전부터 천자문을 애독했음은 틀림없습니다.
수많은 병화를 견디고 수 천 년이 넘도록 전해내려오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나요? 하루에 한 구절씩만이라도 천자문을 외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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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iceburnaby
남아프리카물개가 경기도 부천군 계남면 상리에서 씀 ☞ 덧글
Janiceburnaby
남아프리카물개가 황해도 서흥군 목감면 수곡리에서 씀 ☞ 덧글